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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렌드에서 우리 한인들이,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by 제임스앤제임스 posted Apr 0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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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렌드에서 우리 한인들이,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서울의 한의사 친구가 소개했던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則痛)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則痛)은 한의학에서 소개하는 것으로,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는 것이었습니다. 병이 들었다는 것은 기()가 막혀 통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고, 기가 원활하게 흐르면 아픈 데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흐름이 막히면 적기에 뚫어 주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옆으로 터지거나 넘쳐 흐르게 되는 것입니다. 자연의 이치가 막혀서 안 통하면, 마비가 오는 것입니다. 마비 상태를 불인(不仁)하다고 했으니, 막힌 것은 어질지 않은 일인 것입니다. 막힌 기운을 끌고 당기고 밀어서 통하게 하는 원리와 같은 것입니다.

 

통불통(通不通)에 따라 통불통(痛不痛)이 나뉘는 것은 육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곳 오클랜드의 사회를 원활하게 운영해 주는 기()는 언로(言路)로써 소통되는 것으로, 언로가 막히면 기의 흐름이 끊어지는 것입니다. 달고 기름진 음식만 먹으면 성인병에 걸리듯이, 듣기 좋은 소리만 들으려고 하니 소통이 단절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이민생활에 힘들어도 참고 운동을 하면, 몸이 개운해졌습니다. 때로는 오클랜드에서 우리 한인들의 직언들이 거슬려도 쓴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갈등이 사라졌습니다.

 

 

조선시대 세종이 병으로 누웠습니다. 내시들이 무당의 말을 듣고 성균관 앞에서 치성을 드렸을 때, 유생들이 들고 일어나 무당을 내쫓았습니다. 화가 난 내시가 왕에게 고해 바쳤습니다. 세종이 이부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항상 선비를 기르지 못함을 걱정했는데, 이제 사기(士氣)가 이와 같으니 무얼 근심하겠느냐.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내 병이 다 나은 듯이 개운하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선비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조선 초기의 학자인 이정형(李廷馨, 1549~1607)이 국가의 정치와 명신(名臣)의 행적(行蹟)을 기록한 야사(野史)동각잡기(東閣雜記)”에서 소개한 것입니다

 

조선시대 성종 때의 일로, 성종이 갑자기 승지와 사관(史官), 육조와 삼사(三司)에 붓 40자루와 먹 20개씩을 각각 내렸습니다. "이것으로 내 잘못을 써서 올려라. 신하가 감히 살펴 바른 길로 이끄는 자를 직신(直臣)이라 하고, 아양을 떨며 잘 한다고 하는 자는 유신(諛臣) 즉 아첨하는 신하라고 한다. 너희는 나의 직신이 되어다오." 라고 명했습니다. 조선 후기의 학자 이익(李瀷, 1681-1763))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책을 읽다가 느낀 점이 있거나 흥미 있는 사실이 있으면 기록해 둔 논설책) 이와 같은 상황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왕이 바른 말을 구하는 정성이 이와 같으니, 받은 자가 침묵하려 해도 마음이 편안하지 않을 것이고, 아첨하는 말을 하려다가도 마음이 부끄러울 것입니다." 

 

지금 우리 한인들이 살아 가는 오클랜드이든지 서울이든지 곳곳에, 때때로 불통이라면 안 아픈 데가 없을 것입니다. 이해를 거부하고 오해만 탓하고 있는 것입니다. 듣지는 않고 자신의 말만 늘어 놓고 있게 되는 것입니다. 꽉 막힌 상태가 되어 큰 물이 넘치면, 강물은 흘러 갈 길을 잃고 마을을 덮치게 됨으로써, 곳곳마다 흙탕물의 천지가 될 것임을 깨닫고, 서로에게 한인들을 격려하고 서로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입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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