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의 삶을 재미있게 살려면 우리의 꿈과 흥이 있고 복이 있어도 참다운 한인들이 필요했습니다.
오클랜드의 삶을 정말로 재미있게 살려면 적어도 세 개의 주머니를 갖고 있어야 했습니다. 첫째로 미래에 이루고 싶은 꿈을 담아 놓는 꿈 주머니가 있었고, 둘째로 오클랜드의 매일을 즐겁게 지내는 흥 주머니가 있었고, 셋째로 비상금이 들어 있는 복 주머니가 있어야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우리 한인들에게는 아름다운 집에 살고 싶다고 꿈꾸는 사람은 많아도, 아름다운 집을 누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필요한 땅을 구하고, 기초를 다지고, 기둥을 올리고, 벽돌을 쌓는 노력하는 한인들만이 자신이 꿈꾸는 집을 누릴 수 있었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집을 마련하더라도, 넓은 집에 혼자만 쓸쓸하게 그렇게 앉아 있다면, 이런 한인들의 삶은 흑백 영화처럼 색이 단조롭고 쉽게 싫증 나고 변색되어 버렸습니다.
정말 먹고 싶은 것을 먹지 않고 줄이고, 입을 것을 입지 않고 구하지 않으며, 숨막히게 살면서 때로는 손가락질도 받으면서 그렇게 열심히 벌어 들인 작은 돈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쳐다만 보고 지금의 아름다운 오클랜드의 삶을 마감해야 한다면, 손가락을 펴서 황금모래를 퍼 올리는 삶처럼 다 새어 버리고 말 것이며, 아무 것도 남는 것 없이 그렇게 재가 되는 것처럼 보였기에 속상하고 아쉬워 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의 생애를 일곱 가지 무지개빛처럼 살아 가려면, 우리의 눈으로 내일을 보고 우리의 발걸음은 오늘을 딛고 재미있는 삶을 음미하면서 한 걸음씩 걸어 가는 것입니다. 걷다가 넘어 질 때도 있을 것이고, 이럴 때면 좋은 친구들이 곁에 있다가 일어 나는 것을 도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의 오클랜드에서 선조들이 들려 주었던 것처럼, 비상금과 같은 복 주머니에 돈보다는, 세상의 명예보다는, 오클랜드의 명성보다는, 그 대신 여러 좋은 친구들을 얻는 것이 축복이었습니다. 언제나 어려움이 다가 오기 전에, 미리 준비하는 세상사는 이야기를 들려 주는 친구들과 사귀는 것도 축복이었습니다.
더욱이, 우리 한인들의 꿈과 흥과 복이 있어도, 기댈 수 있는 한인 친구들이 필요했습니다. 우리가 웃을 때 같이 웃어 주는 그런 한인들이기 보다는, 우리가 울고 있을 때 웃음을 지며 위로해 줄 수 있는 한인들이 필요했습니다. 전화를 하면 만날 수 있고 오라고 하면 뛰어 올 수 있는 한인들이기 보다는, 우리가 멀리 있어 볼 수 없어도 어디선가 우리를 기다려 줄 수 있는 한인들이 필요했습니다.
더욱이, 우리의 꿈과 흥과 복이 있어도, 우리를 지켜 줄 수 있는 한인들이 필요했습니다. 어두운 밤길에 집까지 데려다 주는 그런 한인들이기 보다는, 항상 우리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어 우리의 자리를 지켜 줄 수 있는 한인들이 필요했습니다.
우리는 오클랜드의 한인들을 사랑하고 좋아했습니다. 그들이 필요했습니다. 우리가 기대고 싶고, 우리를 기다려 줄 수 있고, 우리를 지켜 줄 수 있는 한인들이 필요했으며, 더 많아졌으면 하고 마음에 소망했습니다. 우리는 그런 한인들이 필요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우리 스스로가 필요한 한인들이 되기를 약속했습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