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 오면 (심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鐘路)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있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러시아 시인 레크라소프)는 말이 있다. 우리 애국지사들은 잃어버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하나밖에 없는 귀중한 목숨을 기꺼이 초개와 같이 던지고 무장 독립운동의 횃불을 밝혔었다.
금년 8월15일은 광복 70주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67주년이 되는 뜻 깊은 기념일이다. 이 시대의 광복이 남북의 평화적 통일이라면, 우리 세대의 독립운동은 거창하게 무슨 북한체제 전복 단체를 구성해 무장전투를 하자는 게 아니다. 그것은 광복절 기념식에 자녀들과 함께 참석해, 조국의 독립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숨져간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자신과 자녀들의 가슴에 되새겨 다음 세대로 민족정신을 계승시키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예년의 경우, 한인회관 광복절 기념식 참석자들은 대부분 70-80대의 어르신들로 40대의 중년층은 물론, 20-30대의 청년층은 눈 씻고 찾아볼래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올해도 한인회와 총영사관 관계자, 그리고 나이 드신 어르신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할 것인가? 이 어르신들이 다 돌아가시고 나면 누가 있어 이 기념식을 이어받을 것인가! 더 늦기전에 우리 교민사회가 한 번 깊이 생각하고 넘어갈 문제라 생각한다.
내년부터, 어르신에게 맡기던 '3.1절 독립선언문 낭독'을 우리 교민 젊은이들에게 맡겨보면 어떨까?
광복절 한 달 전부터 중등부와 대학부(해설문 낭독), 그리고 일반부(원문 낭독)로 나눠 낭송대회를 열어 우승자에게 고급 기념품을 증정하고, 각 부문 우승자는 한인회관에서 여러 어른들앞에서 '원문'과 '해설문'을 맛깔스럽게 번갈아 낭독할 영예를 부여하는 등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기념일에 대한 우리 교민 젊은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 자부심과 긍지, 그리고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 광복 70주년 기념일 5일전 -
하병갑 회계사/법무사/오클랜드 한인회 감사